전체 글320 해학이 넘치는 절집지킴이(운흥사터 돌벅수) 운흥사터 돌벅수는 불회사에서 나와 다도면소재지를 향해 가다 보면 암정리(巖井里)가 나온다. 암정리의 강정교라는 작은 다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강정마을과 강정저수지를 넘어 약 2Km 남짓 가면 밭으로 변해버린 운흥사터가 나온다. 운흥사(雲興寺)는 도선국사가 암자를 지은 것이 기반이 된 절로 신라 효공왕(897~911) 때 크게 일으켰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절터만 쓸쓸하게 남아 있다가 최근에야 아담한 모습으로 다시 지어졌다. 여기에 있는 돌벅수 한 쌍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상원주장군이란 이름의 할아버지는 팔자형 수염에 벙거지를 쓰고 두툼한 주먹코에 쌍꺼풀진 왕방울 눈을 지녔다. 이가 성치 않은 듯 주름진 합죽한 입은 살그머니 웃고 있다. 드라큘라처럼 뻐드렁니를 가지고 있으나.. 2023. 5. 8. 해학이 넘치는 절집지킴이(불회사 돌벅수) 불회사 돌벅수를 보기 위해서 능주에서 화순 도암으로 방향을 바꿔 달리다가 천불천탑의 절집인 운주사와 호암리 중장터마을을 지나쳐 휑하니 나주 다도로 돌아든다. 818번 지방도는 여기서부터 다도호의 물길을 따라 간다. 가로수에 내려앉은 상큼한 가을볕은 멀리 보이는 다도호의 물결에도 내려앉아 반짝거린다. 운주사가 있는 용강리에서 5km 남짓 달리면 길 왼편으로 불회사 일주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절 입구까지는 비자나무와 편백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향 짙은 이 숲길을 따라 절집으로 향하다가 문득 길가에 마주선 불회사 돌벅수를 만난다. 한 분은 심술궂기 짝이 없는 옹고집 영감탱이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송곳니를 드러내고 제법 무섭게 보이려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무섭다기보다는 다정하고 친근한 느낌이고 댕기처럼 .. 2023. 5. 8. 해학이 넘치는 절집지킴이(화순 관영리 돌벅수) 화순 관영리 돌벅수 벽라리 돌미륵과 헤어진 후, 보성벌교로 향하는 곧게 뻗은 4차선 도로를 따라 능주로 향한다. 가로수로 심어진 배롱나무의 붉은 꽃은 막바지이고 군데군데 피어난 코스모스가 반갑다. 능주 관영리 돌벅수는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의 능주역 앞에 있는데,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당산에 자리 잡고 있다. 본래 나무벅수였으나 1985년 그 모습 그대로 돌로 만들어 세웠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적인 나무벅수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나무가 갖는 나름의 맛이 없어 썩 내키지 않는다. 동쪽을 바라보며 나란히 서있는 2기의 돌벅수 중, 할아버지 벅수는 160cm의 크기에 관을 쓰고 있으며 뒷면에 '을축 일구팔오년 이월 개입 관영리민 일동'이란 명문을 새겨 놓았다. 할머니 벅수는 키가 135cm이고 관.. 2023. 5. 8. 해학이 넘치는 절집지킴이(화순 벽라리 돌미륵) 화순 벽라리 돌미륵 햇살 맑은 가을 초입에 돌벅수를 찾아 나선다. 들판은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해 풍요로운 가을걷이의 때가 되었음을 속삭인다. 상쾌한 바람결과 드높게 푸른 하늘엔 가을이 묻어난다. 이 맑은 날! 그 좋아하는 답사길인데도 마음 한구석 그늘이 짙다. 요즈음 몇 년 동안 세상 돌아가는 꼴에 적응을 못해 심기가 불편한 탓일 것이다. 적응 못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하나가 망국적 일제 근대화론이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조선이 근대화되었다는 내용으로 이젠 교과서에 까지 기술해야 한다고 기세등등하다. ‘한국현대사학회’라는 단체에서 주장하고 교과부에서 이를 적극 수용하겠단다. 이 나라는 도대체 언제쯤 말끔하게 일제의 잔재를 걷어낼 수 있을까? 일제가 철도, 도로, 항만 등의 근대화 기.. 2023. 5. 8.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