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석탑9 신라전형석탑 둘러보기 분황사 모전석탑(芬皇寺 模塼石塔, 국보 30호) 현재 남아있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걸작품으로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 올린 모전석탑이다. 원래 9층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3층만 남아있다. 지금의 높이가 9.3m이니 그대로 남아 있다면 신라인들이 만든 석탑 중 가장 컸을 것이다. 선덕여왕 3년(634) 분황사의 창건과 함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며, 비슷한 때에 만들어진 목탑양식의 백제 미륵사터 석탑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신라의 석탑들 중 이런 모전석탑들이 제법 남아 있으나 왜 신라에서 모전석탑이 많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이 탑은 1915년에 일본인들의 손으로 수리되어 지금의 모양과 같이 되었으며 수리 당시 탑 안에서 사리함과 구슬 등의 많은 유물들이 발견되.. 2023. 5. 13. 백제계 석탑 둘러보기 백제계 석탑 둘러보기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益山 王宮里 五層石塔, 국보 289호)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자그마한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왕궁터는 백제 궁궐터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에 있는 이 궁궐터는 미륵사가 있는 미륵산 자락 하나가 남쪽으로 내려와 나직하게 자리 잡은 곳에 있다. 현재 발굴조사 중인 이곳은 남북 길이 460m, 동서 길이 230m의 긴 네모꼴 성터가 확인되었고 왕궁탑이라는 이름의 오층석탑이 서 있다. 발굴결과 성터에서 발굴된 건축용 돌들과 집자리, 그리고 성을 쌓은 방법 등으로 미루어 백제궁성으로서의 규모와 백제의 성곽기술을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다만 누가, 언제 이곳을 궁성으로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백제의 무왕이 이곳으로 도읍을 옮겼다고 하기도.. 2023. 5. 9. 목탑과 전탑의 절묘한 조화, 신라전형석탑! 머리글 화왕산(火旺山, 757m)과 낙동강 줄기에 안긴 비사벌이란 또 다른 이름의 창녕은 원래 빛벌가야의 땅이었다. 낙동강이 빚어놓은 중생대 백악기의 늪지이며 자연생태계의 보고라는 ‘우포늪’이 있는 바로 그곳, 창녕읍 술정리 시장통 골목길 한 모퉁이에 삼층석탑 하나가 훤칠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듯 마주하게 되는 이 석탑에는 장식적인 새김이나 구태여 모양을 내려 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냥 그대로 시원하게 눈 안에 담겨올 뿐이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들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듯 낮게 내려앉은 민가의 지붕들 때문일까? 아니면 상륜부를 잃어버린 탓일까? 술정리 동삼층석탑에서는 신라전형석탑이 지닌 화려함을 찾기 힘들다. 다만 다부진 솜씨로 마무리한 각각의 돌들이 서로 맞물리고 어우러져 상큼한 .. 2023. 5. 4. 백제 석탑 백제석탑! 그 창조적 아름다움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나직한 단층기단 위에 목조건물의 배흘림기둥을 연상시키는 귀기둥을 세우고 위로 올라갈수록 안쪽으로 쏠림을 주어 안정감을 주는 몸돌을 세운 후, 지붕돌을 살그머니 얹어 놓았다. 지붕돌의 아래쪽은 목조건물의 가구를 단순화시켜 직선으로 처리된 몸돌과 곡선위주인 지붕돌이 서로 어울리도록 하였고 위쪽은 기와지붕의 처마 선처럼 우동마루가 은근한 반전을 지니도록 하여 배경이 되는 하늘에 가볍지 않은 날렵함으로 비추인다. 그렇게 차근차근 5층을 연결하여 하늘을 향해 우아하게 날개를 편 것처럼 보이도록 하면서 적당한 치솟음으로 가벼움을 다스려 놓았다. 차갑고 딱딱한 화강암을 주물러 이토록 편안하고 안온하게 보는 이를 감싸안는 작품을 만들어 놓다니, 이 석탑을 만든 장인의 .. 2023. 5. 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