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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승탑4

섬진강변을 따라가는 환상의 승탑기행 1. 답사를 시작하면서 쌍봉사 철감선사탑, 태안사 적인선사조륜청정탑, 연곡사 동․북부도 등 섬진강의 물줄기들이 어우러진 곳에 남겨져 있는 하대신라 때의 팔각원당형 승탑들은 섬세하고 화려한 새김솜씨와 빼어난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9산선문(九山禪門)이 형성되던 시기이기도 하겠지만 전라도 땅에는 유난히 수준 높은 승탑들이 많다. 이 지역에서 가지산문(迦智山門), 동리산문(桐裏山門), 실상산문(實相山門)의 개창이 이루어졌고 사자산문(獅子山門)의 중요한 근거지 또한 자리 잡고 있는 까닭이다. 그중에서도 사자산 쌍봉사에 자리 잡은 철감선사탑(澈鑒禪師塔)은 승탑이 가지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준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화강암을 그토록 정교하고 섬세하게 다듬어 놓은 탁월한 솜씨는 물론이고, 깊은 불심과 풍.. 2023. 5. 7.
승탑의 기원 3. 승탑의 발생 가. 승탑은 주검을 화장하여 그 유골을 거두는 다비라 하는 불교식 장례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불교가 전래되면서 곧바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것이 4세기경인데, 지금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승탑으로 기록이 확실한 염거화상탑은 9세기 중반인 844년(문성왕 6)에 세워졌으니 상당한 기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불교전래 초기부터 상당기간 동안은 다비가 행해졌다는 기록이 없는 걸로 보아 화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승탑의 조성도 그 기간에는 없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헌상 나타나는 가장 오래된 승탑은 원광법사(圓光法師 : 555-638)의 승탑으로 「삼국유사 권 4」의 내용에 따르면 627년부터 649년 사이에 조성된 .. 2023. 5. 7.
승탑이란? 2. 승탑 승탑 즉, 부도는 원래 부처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의 붓다(Buddha)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탑을 뜻하는 솔도파(率堵婆, Stupa)에서 나왔다고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또 부두(浮頭), 부도(浮圖), 불도(佛圖), 포도(蒲圖)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부도(浮屠)라 불리는데, 그 까닭은 전남 곡성 태안사에 있는 혜철선사(惠哲禪師 : 785~861)의 대안사 적인선사 조륜청정탑비(大安寺 寂忍禪師 照輪淸淨塔碑)의 비문 중에 ‘기석부도지지(起石浮屠之地)’라 하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승탑은 스님들의 사리를 모시는 일종의 묘로 석가모니의 유골인 진신사리(眞身舍利)나 부처의 말씀인 불경, 또는 불상 등을 가리키는 법신사리(法身舍利)를 모시는 불탑과는 차이를 갖.. 2023. 5. 6.
돌에 새긴 하늘나라, 승탑 1. 머리글 전라도 땅 화순의 사자산에 터를 튼 쌍봉사에 가거든 꼭 절 뒤의 산자락에 자리 잡은 승탑 하나를 가슴에 가득 부둥켜안아야만 한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화강암을 그토록 정교하고 섬세하게 다듬어 놓은 장인정신에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깊은 불심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긴 형상들에 곧 살아 움직일 듯한 생동감을 불어넣은 예술혼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의 한 복판에 솟아있는 수미산이라는 부처님의 자리, 아미타불의 서방 극락정토를 현실로 옮겨 놓은 철감선사탑(澈鑒禪師塔)! 깨달음을 얻어 이미 부처가 되어버린, 속세의 인연과 업을 모두 끊어버리고 열반적정(涅槃寂靜)의 경지에 오른 철감대선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이 사리탑은 우리나라의 석조조형물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 해도.. 2023.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