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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탑과 전탑의 절묘한 조화, 신라전형석탑! 머리글 화왕산(火旺山, 757m)과 낙동강 줄기에 안긴 비사벌이란 또 다른 이름의 창녕은 원래 빛벌가야의 땅이었다. 낙동강이 빚어놓은 중생대 백악기의 늪지이며 자연생태계의 보고라는 ‘우포늪’이 있는 바로 그곳, 창녕읍 술정리 시장통 골목길 한 모퉁이에 삼층석탑 하나가 훤칠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듯 마주하게 되는 이 석탑에는 장식적인 새김이나 구태여 모양을 내려 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냥 그대로 시원하게 눈 안에 담겨올 뿐이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들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듯 낮게 내려앉은 민가의 지붕들 때문일까? 아니면 상륜부를 잃어버린 탓일까? 술정리 동삼층석탑에서는 신라전형석탑이 지닌 화려함을 찾기 힘들다. 다만 다부진 솜씨로 마무리한 각각의 돌들이 서로 맞물리고 어우러져 상큼한 .. 2023. 5. 4.
백제 석탑 백제석탑! 그 창조적 아름다움 정림사터 오층석탑은 나직한 단층기단 위에 목조건물의 배흘림기둥을 연상시키는 귀기둥을 세우고 위로 올라갈수록 안쪽으로 쏠림을 주어 안정감을 주는 몸돌을 세운 후, 지붕돌을 살그머니 얹어 놓았다. 지붕돌의 아래쪽은 목조건물의 가구를 단순화시켜 직선으로 처리된 몸돌과 곡선위주인 지붕돌이 서로 어울리도록 하였고 위쪽은 기와지붕의 처마 선처럼 우동마루가 은근한 반전을 지니도록 하여 배경이 되는 하늘에 가볍지 않은 날렵함으로 비추인다. 그렇게 차근차근 5층을 연결하여 하늘을 향해 우아하게 날개를 편 것처럼 보이도록 하면서 적당한 치솟음으로 가벼움을 다스려 놓았다. 차갑고 딱딱한 화강암을 주물러 이토록 편안하고 안온하게 보는 이를 감싸안는 작품을 만들어 놓다니, 이 석탑을 만든 장인의 .. 2023. 5. 4.
진도 덕병마을 돌벅수 진도군 덕병리 덕병마을 요즈음 마을이나 절집의 지킴이였던 나무벅수를 돌로 바꾸어 놓는 경우가 제법 있다. 아마 매년 새로 제작하는 것보다 반영구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원래의 나무벅수와 똑 닮았거나 비슷하게 표현한다. 기존의 나무벅수와 닮게 만들려고 하는 목적의식이 지나쳐 나무벅수의 한계인 기둥 모양을 그대로 돌에 적용하는 것이다. 재료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제작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어색하고 개성 없는 돌벅수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덕병마을은 ‘당막개’라고 불리는 바닷가 마을이지만 수심이 얕고 선착장도 없어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농업을 한다. 진도는 섬인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약 80%가 농업과 어업을 병행하는 곳이다. 더구나 논밭의 비율이 6:4로 논이 약간 우.. 2023. 5. 4.
장흥 방촌리 돌벅수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방촌리 572 장흥 방촌리 석장승(長興 傍村里 石長丞, 국가 민속문화재 제275호) 천관산(天冠山, 723m) 동쪽 산자락에 자리 잡은 방촌리는 장흥 위씨들이 오백여 년 전에 자리 잡은 오래 묵은 마을이다. 관산읍에서 회진포구를 향해 남쪽으로 1㎞ 정도 가면 길 양쪽으로 마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방촌리의 6개 자연마을은 기와집으로 된 민가들이 상당히 많으며 중요한 특징을 가진 기와집들은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방촌리 주변의 바닷가에는 정남진 전망대가 있는데, 서울의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남쪽에 있는 나루라 하여 정남진이라 한다. 득량만 일대와 소록도, 거금대교, 완도, 금일도 등 수많은 섬들과 남해의 푸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며, 천관산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을 .. 2023.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