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0 마을을 지키는 민초들의 자화상(서봉리 돌벅수) 가곡리에서 옥과읍에 이르러 13번 국도를 타고 곡성 입면으로 향한다. 창정리에서 오른쪽 꺾어져 840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곧 입면소재지에 이르고 이어 금호타이어 공장이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봉황을 길들인다는 뜻의 서봉리가 나오는데, 서봉리(棲鳳里) 돌벅수는 탑동이라 불리는 서봉리 2구 입구에 서있다. 서봉리란 이름은 봉황을 길들인다는 의미인데, 본래 마을 뒤쪽의 대나무밭에 봉이 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으나 근래 들어 고친 것이라 한다. 마을 앞에는 당산이 조성되어 마을을 살짝 감추고 있는데, 여기에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절터에서 가져다 놓은 탑이 세워져 있어 마을의 별칭이 탑동이다. 탑은 한 번 도난당해 절집의 탑과는 아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서봉리 돌벅수는 당산 옆 마을 입구에서 남북.. 2023. 5. 5. 마을을 지키는 민초들의 자화상(가곡리 돌벅수) 오산면소재지로 다시 돌아 나와 율천리와는 반대방향으로 나직한 구릉 길을 3㎞ 정도 구불구불 들어가면 300여 년 묵은 느티나무가 멋스러운 가곡마을 당산이 나타난다. 그리고는 툭 트인 들판이 펼쳐지면서 나직한 산자락에 안긴 가곡마을이 편안하게 다가든다. 마을이 안긴 곳은 매봉산 서쪽 자락이다. 지금은 옥과면에서도 들어올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이 길이 마 을 들머리였을 것이다. 당산에서 곧게 마을로 향하는 아스팔트 길 양쪽에 가곡리(柯谷里) 돌벅수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가장자리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가곡리는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가작골의 한자표현이다. 이 마을은 주위의 산세가 ‘개(介)’자와 같다고 해서 개동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마을 뒤에는 개사라는 절터가 있으며, 독특한 형태의 오 층 석탑(.. 2023. 5. 5. 마을을 지키는 민초들의 자화상(율천리 돌벅수) 청단리를 돌아 나와 오산면소재지에 이르면 여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제법 넓은 들을 품은 계곡을 따라 휘돌아 들어가면 30여 가구 정도의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청단리와는 꾀꼬리봉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이다. 율천리(栗川里) 율천 돌벅수는 동네로부터 200m쯤 떨어진 마을 입구에 마련된 당산 숲과 함께 있다. 마을에서는 이곳을 벅수거리라고 부른다. 마을 이름은 산골짜기를 가리키는 말에서 시작된 ‘밤내’를 한자로 밤 ‘栗’자와 내 ‘川’자로 옮겨 써버렸다. 얼핏 밤나무가 많은 마을로 오해하기 쉽게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을 이름을 살펴보면 그런 경우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돌벅수와 당 숲은 마을 앞이 허해 도적이 성행하고 화재가 빈번하자, 도승이 마을 앞을 지나가면서 ‘나무를 심고 비.. 2023. 5. 5. 마을을 지키는 민초들의 자화상(청단리 초현마을 돌벅수) 3월의 마지막 날이다. 산수유와 매화는 이미 피기 시작했고 이제 곧 벚꽃 흐드러지는 계절이 올 것이다. 이른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개나리는 황금빛으로 마악 빛나기 시작했다. 산자락 나무그늘 사이에 진달래가 여리고 투명하게 피어난다. 햇살 맑은 봄날! 곡성, 순창, 남원의 못생기고 볼품없는 마을지킴이들을 찾아 나선다. 호남지방에서 주로 ‘벅수’라 일컫는 지킴이들은 오랫동안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이어져 왔다. 우리 민족만의 독특한 신앙형태인 벅수는 마을의 주신인 당산신의 하위신으로 주로 수호신 구실을 맡아왔다. 그러다가 임진․병자 양란이후 전쟁의 상처가 아물고 농업생산력이 향상되자 민초들의 삶터에 벅수문화가 널리 퍼진다. 17, 18세기에 들어 일어난 현상이다. 더구나 전염병이 기승을 부린 탓으로 더욱 널.. 2023. 5. 5. 이전 1 ··· 69 70 71 72 73 74 75 ··· 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