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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림기행29

소쇄공 양산보(瀟灑公 梁山甫, 1503-1557)와 소쇄원 소쇄원(瀟灑園, 사적 304호) 담양군 남면 지곡리 별뫼라고도 불리는 성산의 자그마한 계곡에 감춰놓은 듯 자리 잡은 소쇄원은 우리 조상의 자연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만남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나직하게 속삭여 주는 곳이다. 이곳의 주인인 소쇄옹 양산보선생은 스승인 조광조가 화순군 능주면의 적려유허지(謫廬遺墟地)에서 사약을 받고 억울한 죽임을 당하자, 세상의 어지러움을 한탄하며 평생을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심신을 수양하고 학문을 연마하며 후진을 양성하였고 그러는 동안 주위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뜻을 모아 소쇄원을 가꾸어 놓았다. 그래서 소쇄원의 곳곳에는 나름의 뜻을 담고 있으며 소박함과 함께 단정함, 인공과 자연과의 절묘한 조화가 함께 한다. 소쇄원이란 이름에는 '가.. 2023. 5. 30.
지지당 송흠(知止堂 宋欽, 1459-1547)과 관수정 관수정(觀水亭, 문화재자료 제100호) 장성군 삼계면 내계리 1539년에 건립한 관수정은 조선 전기의 문신, 지지당 송흠선생의 정자로 맑은 물을 보고 나쁜 마음을 씻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변에 천방사와 용암천이 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정자의 내부에는 당시 친우인 홍언필, 전안국, 성세창, 신광헌, 김인후, 임억령 등의 제영(題詠)이 다수 있다. 정면 3칸, 측면 1칸에 전퇴인 골기와의 팔작지붕 건물로 겹처마를 돌렸다. 한편 관수정 옆을 흐르는 용암천 바로 건너편에는 기영정(耆英亭)이 있다. 기영정은 전라도 관찰사 송인수(宋麟壽, 1487-1547)가 1543년에 중종의 명을 받아 지었다. 기(耆)라 함은 ‘나이가 많고 덕이 높다(年高德厚)’ 는 뜻인데, 나이가 70이 되면 기(耆), 80이 되면 노(.. 2023. 5. 30.
면앙정 송순(俛仰亭 宋純, 1493-1583)과 면앙정 면앙정(俛仰亭) 전남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 면앙정의 주인은 송순선생이다. 아름드리 참나무를 마주보고 있는 정자의 이름인 면앙은 하늘을 우러르고 땅에 구부려 한줌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굳굳한 선비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선생은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여 급제 60주년에 열리는 '회방연'(回榜宴)을 가질 정도로 장수하신 분으로 중추원부사, 대사헌 등 중앙과 지방의 여러 관직을 두루 거친 후, 나이 들어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마음을 수양하기 위해 이 정자를 세우고 기거하였다. 회방연 때 박순, 이후백, 임제, 정철 등 제자이자 유학자로 명망이 높았던 분들이 직접 가마를 메고 선생을 모셨다고 하니 학문과 인품, 그리고 덕망이 대단한 분이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이 이야기는 215년 후에 과거시험 문제.. 2023. 5. 28.
하서(河西) 기행 필암서원(筆巖書院, 사적 제242호)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1590년 하서 김인후선생을 추모하기 위해서 고향인 기산리(岐山里)에 세워졌던 서원이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불타 없어졌으나 1624년에 다시 지어졌으며, 1662년에 현종이 ‘필암서원’이라고 쓴 현판을 내려 보내면서 사액서원이 되었다. 1672년 현 위치로 옮겨 지금에 이르며 최근에 주변을 공원화하였다. 공부하는 곳을 앞쪽에, 제사지내는 곳을 뒤쪽에 배치한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앞면 3칸, 옆면 3칸, 2층 누각으로 된 확연루(廓然樓)가 출입문 역할을 하는데,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1607-1689)이 쓴 판액이 걸려 있다. 루 아래의 출입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마당을 두고 강당인 앞면 5칸, 옆면 3칸, 총.. 2023.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