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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92

영광 안수마을 짐대당산 전라남도 영광군 군남면 반안리 안수마을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기울어진 돌기둥 위에 오리 한 마리가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앉아 있다. 안수마을에 모셔진 한 쌍의 돌짐대 중 할머니 짐대는 ‘쇠전등’이라는 이름을 가진 논 한가운데 기울어진 채로 서있다. 오리가 떨어지면 마을에 큰 재앙 온다고 하여 떨어질까 봐 시멘트로 붙여놓기까지 하면서도 돌기둥을 기울어지게 해놓은 까닭이 있을 텐데… 그걸 속 시원하게 대답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물론 자료와 기록도 찾지를 못했다. 그러고 보니 부안 대벌마을의 두 마리 오리를 올린 돌짐대도 기둥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같은 문화권이라 그런가? 할머니 짐대는 추수가 끝나면 모를까 논 가운데 있어서 뵙기가 힘들고 시멘트 블록으로 만든 보호벽까지 둘러싸고 있어 왠.. 2023. 5. 16.
공주 소라실마을 벅수제 충청남도 공주시 탄천면 송학리 소라실마을 공주 탄천 장승제(公州 灘川 長丞祭, 충남 무형문화재 제8호) 소라실마을의 ‘탄천장승제’라 불리는 벅수제는 형식이 독특하고 내용도 풍부해서 재미가 있다. 마을제사가 열리는 음력 정월 대보름 일주일 전부터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면서 지신밟기를 하고 걸립을 한다. 물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샘굿을 비롯하여 부엌, 장광 등에 풍물을 쳐 잡신을 물리쳐주고 제사에 들어갈 비용으로 쌀을 걷는 것을 말한다. 제사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이곳 벅수제만의 독특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동·서편 마을의 벅수를 각기 신랑과 신부로 여겨서 혼례를 치러주는 것이다. 서로 사돈을 삼는 것이어서 친인척이 되는 셈이다. 소라실 마을의 벅수와 짐대들은 백토재로 오르기 전의 들머리를 사이에 두.. 2023. 5. 16.
대전 법동 돌벅수와 벅수제 대전광역시 대덕구 법2동 77-8번지 , 95-2 법동 석장승(法洞 石長牲, 대전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호) 법동 돌벅수는 말이 많은 마을지킴이다. 고려시대에 세웠다느니, 1700년대라느니, 근대 개화기가 맞는다는 둥, 여러 가지 설이 있어서 어느 쪽의 설을 믿어야 할지 난감하다. 아무튼 고려시대는 너무 멀리 간 것 같고 기록이나 근거가 불충분하며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1700년대의 경우, 당시의 돌벅수들은 천연두를 막기 위한 ‘두창벅수’가 대부분이어서 주로 상원주장군이나 하원당장군처럼 중국의 장수를 용병으로 불러 전염병을 막게 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이란 이름은 19세기 후반에 많이 등장한다. 방향을 가리키는 오방장군에서 하늘과 땅, 둘로 나뉘어 간략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하대장군에서 지하여.. 2023. 5. 16.
강릉 강문마을 진또배기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강문마을 아름답다! 티 없이 맑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을 향해 서 있을 때 나름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다. 서북쪽 경포대와 대관령을 향해 곧 날아오르려는 듯, 강문마을의 세 마리 오리는 날렵한 몸매를 갖추었다. 오리를 올려놓은 이 장대를 마을사람들은 짐대나 솟대라 하지 않고 ‘진또배기’라는 정겨운 사투리를 즐겨 사용한다. 강원도의 짐대들은 소나무로 만든 장대 위에 오리를 세 마리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강문마을의 짐대도 장대 위에 ‘Y’ 자형 나뭇가지로 받침을 갖춘 다음, 세 마리의 오리를 모두 같은 방향으로 단정하게 앉혀 놓았다. 강원도와 경기도 일원의 짐대에 오리를 세 마리 올려놓은 이유가 무얼까 3수 분화의 세계관을 가진 민족이라서 그럴까 설명이 없으니 궁금하다. 진또배.. 2023.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