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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진도 석현리 나무장승과 짐대

by 햇살과 뜨락 2023. 5. 8.

진도군 고군면 석현리 석현마을

 

  장승은 고군면에서 군내면으로 가는 18번 국도 변에 ‘벅수거리’ 또는 ‘장승거리’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나무벅수 한 쌍이 나란히 남쪽을 바라보고 서있다. 본래 해방 무렵까지는 돌벅수가 전승되어 왔으나 1984년 돌벅수 대신 나무벅수를 세우면서 이름마저도 ‘장승’으로 바꿔졌다고 한다.

장승의 이름 아래 읍 십리, 벽파 2 십리라고 새겨져 있어 노표의 역할도 겸하고 있으며 키는 거의 2m에 가깝다. 앞에서 보면 서쪽에 천하대장군이, 동쪽에 지하여장군이 모두 나무에 기대어 세워져 있다.

천하대장군은 사모를 쓴 형태에, 수염이 방사형으로 그려져 있다. 사모는 전체가 검게 칠해져 있다. 눈과 눈썹은 다소 치켜세웠고 입은 초승달 모양으로 벌어져 그 사이로 이빨이 약간 드러나 보인다. 단, 귀와 코는 따로 제작하여 갖다 붙였다. 지하여장군은 쪽진 머리 형태를 하고 있으며, 눈과 눈썹은 약간 아래로 쳐진 모습이다. 양볼에는 연지를 그렸고, 입술이 한일자로 다물고 있는 점이 천하대장군과 다르다. 그러나 귀와 코는 역시 따로 만들어 갖다 붙였다.

돌벅수가 어느땐가 분실되자 나무벅수를 세운 후, 매년 장승제 때마다 새로 제작하고 있다. 노표와 수호신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경우로 특이한 장승이다. 짐대는 마을회관 좌측에 있다. 본래 장대 위에 까치 3마리를 각각 동․서․북쪽을 향하도록 올려놓았다고 한다. 장대는 높이 약 6m 정도 되는 소나무로 만들었고 짐대 위에는 무주 내도리 산의실의 까마귀가 아닌 ‘까치’를 올려놓았다. 길조인 까치를 올려 행운을 마을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