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 건국동 하서로 수곡마을길 시내버스정류장
수곡마을은 북구 건국동 용강마을의 맞은편 마을로 하서로에서 518민중항쟁 묘역으로 꺾어지는 곳에 자리 잡은 제법 규모 있는 마을이다. 이곳의 돌벅수는 시묘석 닮은꼴로 전형적인 문인형인데, 마을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있다. 마을 건너편 용강마을 들머리에 있는 「수곡 영모계 기적비(水谷 永慕契 紀績碑)」를 사이에 두고 동서 2m 정도의 간격으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왼쪽에 있는 돌벅수는 입술은 꼭 다물고 근엄한 표정을 취하고 있으며 사모관대를 하고 있다. 문인석과 비슷하게 두 손을 공손하게 모아 홀을 수염이 없는 턱까지 들이대고 있다. 얼굴과 몸의 균형이 맞는 편으로 제법 새김솜씨가 좋다. 오른쪽에 있는 돌벅수는 얼굴에 비해 눈이 약간 크고 코와 입은 잘 새겨져 있으나 코의 높이가 많이 낮아져 있다. 기자신앙의 흔적인지도 모른다. 이 돌벅수 역시 문인석으로 홀을 들고 있으나 조선시대 중인신분의 탕건과 비슷한 모자를 쓰고 있어 신분이 약간 낮은 것으로 보인다.
풍수지리적으로 문인석은 외부로부터 오는 재액이나 잡귀를 막는 액막이의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안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마을의 기운을 담아 두는 수구막이의 의미가 더욱 소중한 것으로 여겨진다. 수곡마을은 금반옥호(金盤玉壺), 즉 옥녀가 소반을 앞에 두고 있는 모양의 명당이라고 하며 이 돌벅수 한 쌍은 수구막이의 구실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벅수 뒤로는 「수곡 영모계 기적비(水谷 永慕契 紀績碑)」가 함께 세워져 있는데 광주광역시 전체에서 이런 예가 있는 곳은 용전동을 제외하고는 그 사례가 드물어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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