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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광주 서원문 밖 돌벅수

by 햇살과 뜨락 2023. 5. 2.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77 (용봉동, 전남대학교 대강당 앞뜰)

 

  광주읍성 동문인 서원문 밖에 서있던 이 돌벅수는 1967년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의해 수습되어 전남대 교정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다니다가, 지금은 대강당 앞뜰에 전남대학교 박물관에서 관리하는 여러 유물들과 함께 자리 잡고 있다. 묘 앞에 세우는 문인석과 많이 닮아 있는 이 돌벅수는 본래 광주의 동쪽을 지키는 지킴이로서 구실을 하고 있었다.

몸통에 와주성선(窩主聖仙), 보호동맥(保護東脉)란 이름을 오목새김해 놓았고 몸통의 윗부분에는 두 손을 맞잡아 홀이라는 지물을 들고 있다. 와주성선이란 천지를 구원한 여와(女媧)가 선인으로 변해 광주읍성의 수호신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뜻이 깃든 이름이다. 보호동맥은 풍수지리적인 요소가 담겨있는데, 광주의 동쪽 지맥을 보호하여 천재지변으로부터 삶터를 지키는 풍수 비보의 구실을 한다.

  이 한 쌍의 돌벅수는 모두 관모를 쓰고 있으며 남성이다. 크고 둥근 눈과 아담한 주먹코를 돋을새김 하였다. 인중을 두툼하고 길게 나타내 명이 긴 관상을 새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입은 부드러운 곡선을 오목새김해 미소를 머금은 것처럼 표현하였다. 두 벅수는 같은 모습에 같은 기법으로 표현하였으나 표정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약간 다르다. 지금은 제사도 올리지 않아 막걸리 한 잔 얻어먹지 못하는 신세지만, 불만이 깃들 곳 없는 얌전한 얼굴 표정은 순박하기만 하다.

원래 구실은 잃어버렸으나 전남여자고등학교 후문 근처에서 수습하였다는 기록이 명확하고 수습당시의 사진도 있어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중요시하여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 제8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광주시 서원문 밖 돌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