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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고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키는 부안의 당간(서외리당간)

by 햇살과 뜨락 2023. 5. 16.

   서외리 당간은 서문안 당산을 나와 변산 쪽으로 가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골목길로 들어선다. 전북 유형문화재 제59호인 서외리 당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745㎝에 이르는 큰 키를 가졌음에도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이 당간은 네모난 받침돌 위에 지주를 세우고, 몇 토막의 돌기둥을 쇠로 만든 대(帶)로 연결시킨 돌당간이다. 꼭대기에는 연결된 부분이 손상된 흔적이 있어 본래는 이보다 더 높았으리라고 추측한다. 긴 네모꼴 돌로 받침을 삼아 절집의 당간지주처럼 생긴 지주를 나란히 세우고, 그 사이에 네모난 돌기둥을 끼웠다. 지주의 위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나무로 쐐기를 박아 돌기둥을 고정시키게 되어 있다. 이 당간에는 네 마리의 거북을 돋을새김하여 놓았는데, 한 마리는 거의 마모되어버렸다. 이 거북은 한 쌍은 위로, 한 쌍은 아래로 향하게 되어있다. 또 기둥의 위쪽에는 용이 기둥을 오르는 모양이 돋을새김되어 있기도 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마을의 액운과 재난이 예상될 때는 이 당간에 기를 달고 제사를 지냈다 한다. 하지만 그 의식은 지금 흔적이 없다. 당간은 본래 절집의 행사 때 쓰이던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석당간은 민간신앙과 결합하여 불교적 내용을 삶의 현장에 적용한 신앙물이다. 돌기둥의 아래에는 조선 현종 12년(1671년)에 만들어졌음을 알려주는 글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