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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고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키는 부안의 돌짐대 당산(동문안 당산)

by 햇살과 뜨락 2023. 5. 13.

  부안군은 전라북도의 서쪽에 자리를 틀고 김제, 정읍, 고창의 드넓은 평야지대와 이어져 있는 바닷가의 땅이다. 김제군과 경계를 지으며 흐르는 동진강은 이 평야지대를 가로질러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를 가진 한반도의 서쪽바다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몸을 합친다. 여기서부터 바다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 산과 바다를 한 폭의 산수화처럼 그려낸 땅이 바로 변산반도이다. 부안은 이런 지리적 조건으로 농․수산물의 생산이 모두 풍요로운 곳이기도 하다. 짐대당산과 같은 나름의 독특한 마을 신앙체를 가진 것도 자연 조건과 삶의 모습이 투영된 까닭일 것이다.

전라북도 부안군과 고창군에 있는 당산들은 일반적으로 당산나무가 주신이 되는 경우와 달리 돌로 만든 짐대가 당산신이 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이 돌짐대의 꼭대기에는 통통한 돌오리가 앉아있고 그 돌기둥에는 정월에 동제를 지내면서 줄다리기용으로 사용하였던 굵은 동아줄이 감겨져 있다. 이를 당산에 옷을 입힌다고 한다. 줄다리기용 줄은 얇은 새끼로 아홉 가닥을 왼꼬기로 꼬아 만드는데, 감는 도중에 줄이 땅에 닿아서는 안 되며 그 끝이 기둥의 끝과 딱 맞아떨어지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근래 들어 마을 인구가 적어지고 젊은 층이 별로 참여하지 않는 관계로 동제를 지내기가 벅차서 3년에 한번 겨우 지내거나 마을에 따라서는 없어져 버린 곳도 많아 아쉽지만 조금씩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당제는 일반적으로 제단 주변을 깨끗하게 한 뒤 부정을 막기 위해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친다. 제주(祭主)는 마을의 연장자 가운데 건강한 사람이 맡으며, 1주일 전에 목욕재계한 후 육류를 먹지 않고 부정한 곳의 출입을 금하며 행동거지를 조신하게 한다. 제물은 제주 집에서 제사 전날 준비하고 비용은 제사용 논의 수입과 추렴으로 마련한다. 보통 자정 전후에 시작하여 새벽에 끝내지만 이곳은 줄다리기를 하고 곧바로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많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굿을 하고 제사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는다. 이곳의 당산제는 제사와 굿의 복합적 성격을 갖고 있는 점이 특이하며 축제 분위기로 마을 사람들 간의 유대강화에 큰 역할을 한다.

동문안 당산

돌모산 마을을 뒤로 하고 부안읍내로 들어가 김제 방향으로 향한다. 국가 민속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동문안 당산을 보려는 것이다. 김제에서 부안으로 들어오는 입구인 석정삼거리에 동문안 당산이 있다. 짐대를 보기 전에 길 한쪽에 마주보고 서있는 돌벅수를 살핀다. 본래는 큰길 양옆에 서있었는데, 도로를 넓히면서 옮겨온 것이다. 할아버지 벅수는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이라 새겨져 있고 키는 167㎝로 할머니 벅수보다 작다. 제주도 돌하루방과 비슷한 모습이며 벙거지를 쓰고 염소수염에 퉁방울눈을 굴리며 으름장을 놓는 표정이다. 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어딘지 순박하고 한편으로 어수룩해 보이기도 한다. 그 옛날 부안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벅수다. 할머니 벅수는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 새겨져 있고 키는 226㎝이다. 마을 앞에 얼씬대는 잡귀들을 위협하려는 듯 험상궂은 인상에 이빨까지 잔뜩 드러내고 있지만, 내면에서 드러나는 인자함을 감출 수는 없다. 조선 숙종 15년(1689년)에 마을의 재앙을 막고 복을 빌며 번영을 위해 세웠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어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짐대는 주유소를 넘어 골목 입구의 민가 앞에 늠름하게 서 있다. 봄볕에 횡금빛으로 빛나는 옷을 입혀 놓았으리라 상상했는데, 올해는 벌거벗고 있다. 아마 당제를 지내는 해가 아닌가 보다. 꼭대기에는 앙증맞은 돌오리를 올려놓았다. 서북쪽의 성황산을 향해 날아갈듯 한 오리는 2003년 도둑맞았다가 2019년 되찾은 것이다. 짐

대의 키는 320㎝이며 짐대에 줄다리기한 줄을 감는 예는 부안지역 외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많이들 따라 한다.

  격년으로 음력 정월 보름마다 마을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짐대에 옷을 입힌 후, 그날 밤 제를 지낸다. 전라북도 부안군과 고창군에 있는 당산들은 일반적으로 당산나무가 주신이 되는 경우와 달리 돌로 만든 짐대가 당산신이 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이 돌짐대의 꼭대기에는 통통한 돌오리가 앉아있고 그 돌기둥에는 정월에 동제를 지내면서 줄다리기용으로 사용하였던 굵은 동아줄이 감겨져 있다. 이를 당산에 옷을 입힌다고 한다. 줄다리기용 줄은 얇은 새끼로 아홉 가닥을 왼꼬기로 꼬아 만드는데, 감는 도중에 줄이 땅에 닿아서는 안 되며 그 끝이 기둥의 끝과 딱 맞아떨어지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근래 들어 마을 인구가 적어지고 젊은 층이 별로 참여하지 않는 관계로 동제를 지내기가 벅차서 3년에 한번 겨우 지내거나 마을에 따라서는 없어져 버린 곳도 많아 아쉽지만 조금씩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당제는 일반적으로 제단 주변을 깨끗하게 한 뒤 부정을 막기 위해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친다. 제주(祭主)는 마을의 연장자 가운데 건강한 사람이 맡으며, 1주일 전에 목욕재계한 후 육류를 먹지 않고 부정한 곳의 출입을 금하며 행동거지를 조신하게 한다. 제물은 제주 집에서 제사 전날 준비하고 비용은 제사용 논의 수입과 추렴으로 마련한다. 보통 자정 전후에 시작하여 새벽에 끝내지만 이곳은 줄다리기를 하고 곧바로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많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굿을 하고 제사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는다. 이곳의 당산제는 제사와 굿의 복합적 성격을 갖고 있는 점이 특이하며 축제 분위기로 마을 사람들 간의 유대강화에 큰 역할을 한다.

 

동문안 당산

부안 동문안 잠대 당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