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삼거리에서 부안군청으로 향한다. 군청으로 가기 직전, 왼쪽으로 꺾어져 동초등학교로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가 폐쇄되고 부안교육문화회관이 들어섰다. 부안교육문화회관 모퉁이에 있는 남문안 당산은 본래 부안읍성의 남문인 취원문루가 있던 곳에 있었다고 한다. 해방 후 당산이 있던 곳이 개인소유로 변해 식당건물을 지으면서 당산을 포함하고 말았다. 다행히 1992년 본래의 위치에서 15m남짓 떨어진 동초등학교 한 귀퉁이에 새로 옮겨 세웠으나 장소가 협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남문안 당산도 동․서문안의 당산과 같이 읍성을 수호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동․서문안의 당산신이 남성인데 비하여 이곳은 여성으로 ‘당산할머니’ 또는 ‘짐대할머니’라고 부르고 있다. 전라북도민속문화재 제18호인 이 당산 곁에는 1945년경까지만 해도 벅수대신 당산나무가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 당산은 오리를 얻어놓은 것이 아니라 화강암을 돌기둥모양으로 다듬고 2단으로 연결하여 세워놓았다. 키는 470㎝이며 위로 올라갈수록 점차 가늘어진다. 기둥 중간쯤에 4마리의 거북을 엇갈리게 돋을새김해 놓았지만 마모가 심해 찾기 힘들다. 거북, 게 등과 같은 수서생물을 새기는 까닭은 대부분 화재예방과 관련이 있다. 자연석처럼 보이는 받침돌로 기둥을 받치고 있는데, 잘 살펴보니 거북이다. 거북의 얼굴 부분의 조각이 우스꽝스러워 얼른 사진기를 갖다 댄다. 돌기둥 아래쪽 한 면에는 이 당산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24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과 주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당산제를 지냈으며, 마을 주민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줄다리기도 했다고 한다. 옷을 입히는 의식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게 알 수는 없으나 동․서문안 당산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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