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독수정원림(獨守停園林)
소쇄원에서 내려와 담양군 남면 소재지로 가면 독수정원림이 나오는데, 독수정은 고려말 충신 서은 전신민(瑞隱 全新民)의 정자이다. 전신민은 이성계에 의하여 고려가 망하자 고려조의 신하로서 두 임금을 섬기지 않을 것을 굳게 다짐하고 이곳으로 내려와 은거하였다고 한다. 그는 계류가 흐르는 남쪽 언덕 위에 북쪽을 향해 정자를 짓고 이백의 시 ‘백이와 숙제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자신을 지키다가 굶어 죽었다네(夷齊是何人 獨守西山餓)’ 귀절에서 독수란 이름을 가져왔다.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간 백이, 숙제의 고사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담아냈던 것이다. 또 뒤뜰에는 소나무를 심고 앞쪽에는 대나무를 심어 수절의 일념을 표현하였다. 앞면 3칸, 옆면 2칸에 가운데 한칸의 방을 들이고 팔작지붕을 올린 독수정은 고종 28년(1891)에 후손에 의하여 다시 세워진 것이며, 1915년에는 떼지붕을 기와지붕으로 바꾸었다.
독수정은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흔적이 나타난다. 진입로에 중국원산종인 회화나무, 자미나무 등의 노거수가 심어져 있어 조성의 흔적이 나타나며 정(亭)의 앞에는 자미나무, 매화나무 등이 심어져 있는데, 그 크기로 보아 1890년대 중건 당시에 심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독수정원림은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산수원림으로 여겨지며 이 지방에 산수원림을 도입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었던 것으로 보여 그 중요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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