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옥헌원림(鳴玉軒園林, 시도기념물)
명옥헌원림은 송강정에서 광주 쪽으로 달리다 고서면 소재지를 향해 방향을 바꾼 다음 88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의 밑을 차례로 빠져 나와야 한다. 고서면 소재지에서 창평 쪽으로 가면 후산마을 입구가 나오며 이 길로 꺽어져 좁은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 마을의 마지막 산자락에 이르러야 명옥헌원림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담양군 고서면 후산리에 위치한 이 원림은 인조반정에 참여했던 오희도(吳希道 : 1583~1624)를 기리고 자신의 은거처로 삼기 위해 아들인 오이정(吳以井 : 1619-1655)이 만들었다는 원림이다. 오희도는 인조가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이 되기 전에 이곳 후산마을로 직접 찾아와 힘을 합쳐달라고 했다는 일화를 가질 만큼 세력과 명망을 지닌 대단한 학자였다.
이 원림은 크고 작은 네모난 연못 2개로 이루어져 있고 못 주변으로 목백일홍을 심어놓아 여름철이면 붉게 물든 원림과 시원하게 뚫린 앞쪽의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네모난 연못의 가운데에는 조그맣고 둥근 섬을 띄어 놓았다.
이 원림은 크고 작은 네모난 연못 2개로 이루어져 있고 못 주변으로 목백일홍을 심어놓아 여름철이면 붉게 물든 원림과 시원하게 뚫린 앞쪽의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네모난 연못의 가운데에는 조그맣고 둥근 섬을 띄어 놓았다. 명옥헌에 앉아 가지가 멋들어지게 휘어진 늙은 소나무와 고목이 되어 가는 배롱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 조상들은 긴 안목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다듬어 왔는데, 현대의 우리는 왜 그리 조급하기만 한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자연 그대로를 사랑하고 자연 속에 겸허하게 자신의 자리를 잡으려 했던 조상들의 깊은 생각이 가슴으로 전해져 오는 곳이 바로 명옥헌이다.
옥이 구르는 듯한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집이라는 명옥헌은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팔작지붕을 올렸다. 정원 안에는 배롱나무와 수형이 아름다운 붉은 소나무 등이 심어져 있고 연못 위쪽의 시냇가에는 ‘명옥헌 계축’이라고 새겨진 바위도 눈에 띈다. 본래는 명옥헌 뒤편에 도장사(道藏祠)라는 사당이 있었으므로 도장정(道藏亭)이라고도 부르기도 했으며, 오이정의 호가 장계(藏溪)여서 장계정(藏溪亭)이란 현판이 걸려있기도 하다. 이 정자는 처음 세운 뒤 100여 년이 지나 후손인 오대경(吳大經)이 다시 중수하였다.
명옥헌을 뒤로하고 후산마을을 빠져나오다 보면 500년 이상 묵은 은행나무가 보이는데 가을이면 마을을 온통 샛노랗게 물들일 정도로 커다랗다. 이 은행나무는 인조대왕이 타고 온 말의 고삐를 매었다고 하여 더욱 유명하다. 후산마을을 돌아 나와 광주호 쪽으로 방향을 잡아 달리면 제법 넓은 들판이 펼쳐지는데, 가을날이면 누렇게 익는 벼들과 주변의 산세가 어우러져 평화로움이 그득한 풍경을 연출한다.
'원림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월정원림(邀月亭園林) (1) | 2023.06.30 |
---|---|
독수정 원림(獨守停園林) (0) | 2023.06.30 |
소쇄원(瀟灑園, 사적) (1) | 2023.06.30 |
식영정(息影亭)과 서하당 정원(棲霞堂庭苑) (1) | 2023.06.30 |
원림과 원림에 깃든 정신세계 (1) | 2023.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