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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영암 소전머리 황장생(靈岩소전머리皇長생, 전남 민속문화재)

by 햇살과 뜨락 2023. 4. 30.

영암 소전머리 황장생(靈岩소전머리皇長생, 전남 민속문화재)

영암 군서면 동구림리 433-3

   소전머리 황장생은 죽장리 국장생과 메밀방죽 옆 장생과 함께 도갑사(道甲寺)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는 장생이다. 소전머리 황장생은 도갑사 방향으로 400~500 여 m 정도의 거리에 있는 소전머리 대나무밭 옆에 자리하고 있는 비석처럼 생긴 장생이다. 높이 105∼120㎝ 정도의 직육면체로 앞면 가운데에 ‘황장생(皇長生)’이라는 세 글자를 새겨 놓았는데, 한쪽모서리가 약간 깨진 상태이다.

  황장생의 ‘황’이라는 글자는 하대신라와 고려시대에 왕명을 받아 세우는 장생에 붙는 말로, 매우 귀한 글자라고 한다. 절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보름이면 이곳에 정성을 들였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장생이라는 말은 주로 하대신라와 고려 전기에 많이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조선시대보다 훨씬 전에 이 장생을 세운 것으로 짐작할 수 있어 우리나라 장생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황장생 이외에는 새겨진 글자나 기록이 없어 확실하지 않으나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통도사의 석표처럼 도갑사의 경계를 표시하는 경계표의 구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갑사는 신라 말 도선(道詵)국사가 처음 세우고 그 뒤 1456년(세조 2년) 신미와 수미왕사가 중건한 큰 절집으로 국보 제50호로 지정된 조선 초기 목조건물인 해탈문과 다수의 문화재가 있다. 또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유명한 도선의 고향인 이곳은 절의 주위에 국보 제144호로 지정된 월출산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하여, 도선이 디딜방아를 찧어 도술조화를 부렸다는 구정봉(九井峰)의 9개 우물, 왕인(王仁)박사가 일본에 건너간 것을 안타까워 한 제자들이 그가 공부하던 동굴입구에 새긴 왕인박사상 등의 문화유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