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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고창 사내리 독당산

by 햇살과 뜨락 2023. 5. 16.

전라북도 고창군 성송면 사내리 12, 19-1, 21, 59

사내리 당산(沙乃里 堂山, 전북 민속문화재 제32호)

 

  사내리 당산은 마을사람들에게 ‘독당산’이라고 불린다. 선돌인 듯, 짐대인 듯, 미륵인 듯 보이는 4기의 돌을 띄엄띄엄 모셔놓았기 때문에 ‘돌’의 전라도 사투리인 ‘독’이라 불리는 것이다. 마을 들머리 모정 옆에 아들당산이, 10여 m 마을 쪽으로 더 들어가 오른쪽 논둑길에서 남북 일직선으로 어머니당산, 아버지당산, 며느리당산이 50m 간격을 두고 모두 마을 앞쪽을 지키고 있다. 사내마을은 ‘진등’이라 불리는 나직한 구릉이 마을 뒤인 북쪽을 두르고 있어 안온한 느낌을 주기는 하나 마을 앞이 너무 넓게 열려있어 지켜야 할 필요를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선돌들이 모셔진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아버지와 어머니당산은 갓을 씌우고 아들과 며느리당산은 갓을 씌우지 않았다. 갓을 씌운 아버지 당산은 소나무와 어울려 그 어떤 벅수나 짐대와도 견줄 만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데, 그런 이유로 선돌임에도 불구하고 미륵이니, 짐대니 하는 억측들이 나온다.

사내리 독당산 - 아버지

  옛날에 호랑이가 마을사람을 마을 들머리까지 쫓아왔다가 독당산을 보고 더 이상 마을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 도둑이 들어와도 훔친 물건을 들고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했다고도 하는, 벅수에게 흔하게 담겨진 내용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쨌든 제를 모시고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감는 이곳의 당산제는 조선 전기부터 치러왔다고 하지만 그리 신빙성은 없다. 사내마을에서는 원래 12 당산을 모시려다가 동네어른의 꿈에 신령이 나타나 4기의 당산만 만들고 제사를 올리라 하여 4 당산만 모시고 있다는 말도 있다.

  사내마을은 새가 휴식을 위해 숲에 드는 모양이라 해서 ‘새날이’, ‘새나지’ 등으로 불렸다. 마을은 공동 샘이 있는 부근의 아래뜸과 마을회관 부근의 위뜸으로 나뉘어 있으며 헷갈리게 아래뜸에 자리 잡은 당산을 웃당산이라 부른다. 아래뜸이 위뜸보다 먼저 생겼으므로 아래뜸의 당산이 먼저 모셔진 것이어서 웃당산이 된 것이다. 제사 지내는 순서도 웃당산 다음에 아래당산에게 지낸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마을이 쇠해가면서 마을 제사도 예전 같지 않게 조촐하게 지내는 등 전통적인 모습과 맛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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