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원남면 마송리
청주에서 충주를 향하는 기차를 타면 음성읍에 도착하기 전에 보내역에 닿는다. 여기 음성 마송리 오미마을 앞으로 흐르는 마개울이라 불리는 청계천 건너의 논가에 3m 정도 되는 문인석 모양의 돌벅수 3기가 약 1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다. 이 돌벅수들은 150여 년 전에, 그리고 충북선 공사로 두 번째 지금의 자리로 옮겨진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마개울이라 불리는 청계천 건너에 3기의 문인석 모양을 한 돌벅수가 남향하고 있다. 이마에 백호가 새겨져 있고 점잖은 표정을 하고 있어 마을 사람들은 ‘양반장승’이라 부른다. 3기의 벅수 중 1호 벅수는 훤칠한 키에 길쭉한 얼굴을 하고 있어 미륵불과 비슷하다. 머리에는 관음보살과 같은 관을 쓰고 있고 이마에는 동그란 백호가 표시되어 있다. 눈은 ‘일(一)’자 모습을 하고 있으며, 몸통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던 듯하나 현재는 마모가 심해 알아보기 힘들다. 점잖은 표정을 하고 있는 2호 벅수는 사모를 쓴 문관의 모습을 한 벅수로 몸통에는 ‘정계대장군(靜界大將軍)’이란 이름이 오목새김 되어 있다. 키가 260cm로 마을 사람들은 ‘양반장승’이라 부른다. 3호 장승은 선돌 형태의 장승으로 앞면에 ‘정계대장군(靜界大將軍)’이라 쓰여 있고, 왼쪽에 ‘신묘정월일(辛卯正月日)’이라 쓰여 있다.
조성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장승 양식이 불상 머리 모양인 불두형으로 이마에 백호를 박은 흔적이 있고 조각한 선 등이 풍화에 닳은 정도로 보아 조선 초기의 것으로 짐작된다.
오미마을에서는 매년 정초에 좋은 날을 택하여 장승제를 지낸다. 각 장승마다 3명씩 9명의 제주(祭主)를 뽑는데 덕망이 높고 흉액(凶厄)이 없는 사람을 뽑는다. 일단 제주로 정해지면 그 사람은 마을의 나쁜 일에는 참여하지 않고 항상 몸가짐을 깨끗하게 한다. 제물은 당일에 장승별로 준비하여 밤중에 각각의 장승마다 제사를 지낸다. 만일 제사 당일 마음에 흉사가 들면 제주 혼자서 제사를 지낸다.
이 돌벅수들은 마을 공동체 신앙의 대상으로 마을의 수살막이 및 수호신인 장승으로 민속학적 가치가 있다. 한국지명총람에 의하면 1711년에 세워진 돌벅수로 두창이 심하게 유행하던 떄이기도 하다. 한편 이곳은 풍수적으로 삼면은 준수한데 비해 남쪽의 수구가 허약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비보 풍수적인 벅수로 여겨진다. 3기 모두 정계대장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아 두창 벅수임을 드러내고 있으며 전염병을 막으려는 액맥이 역할이 강하게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충북지방의 돌벅수들은 벅수를 시묘석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충청남도의 경우는 비보 풍수적인 벅수가 많고 나무로 만든 오릿대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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