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동면 삼현리
삼현리는 홍천읍에서 약 15km 정도 남동쪽에 있
다. 남쪽으로 횡성군과 접하며 홍천읍과는 산악지대로 막혀 있어 동면의 속초리로 돌아가야 한다. 마을은 나지막한 산들로 에워싸인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데, 여기서부터 이웃 방량리까지는 들이 넓어 주민들의 80~90%가 농사를 짓는다. 벅수와 짐대는 삼현리의 들머리에서 약 500m 더 들어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사잇길의 오른쪽에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 어귀에 새로 다리를 놓고 그곳에 모셔놓았다. 그 와중에 짐대는 사라지고 벅수만 하나 늘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은 새로 만든 벅수인듯한 귀농 귀촌 대장군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있다.
천하대장군은 머리에 사모를 썼다. 근래에 새로 만든 이 벅수들은 입체적인 표현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표정도 훌륭하다. 지하여장군은 족두리를 쓰고 피곤한 모습으로 다소곳하게 서있다. 예전의 삼현리 벅수와 짐대는 화동리 것과 비슷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안면과 얼굴의 표현이 입체적으로 수준높게 새김질해 놓았다.
이 마을의 당산제에서는 벅수가 동제를 받는 유일한 신이다. 벅수는 이 마을로 들어오는 액을 막아 준다고 하는데, 짐대에 대해서는 주민들도 그 명칭과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잘 모르더니 결국은 없어지고 말았다.
300여 년 전부터 삼현마을의 '거리제'는 마을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 정성 들여 지내왔었는데, 1916년 일제강점기 때 논골, 무네미, 배밭골이 합쳐져 한 마을이 되었지만 배밭골의 오랜 전통이던 거리제는 계속되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은 '길'에서 굶어 죽은 사람, 또는 사고로 '길'에서 죽은 억울한 사람이나, 자식이 없이 혼자 살다 죽은 사람들을 위하여, '무자후제사(無子后祭祀)를 지내주는 거리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곳이며 오랜 전통이다.
이 마을에서는 길에서 굶어 죽은 거지들이나, 억울하게 객사한 길거리 귀신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하여, 거리제 때 특별하게 개고기를 제사상에 올린다. 삼현리는 어진 사람이 셋이 있다 하여, 삼현이라고 하며 ‘험하지 않고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주는 산이 어질고, 땅이 비옥하여 먹을거리 풍족한 논과 밭이 있고, 마을 사람들의 타고난 마음씨가 어질어 '삼현'이라 하였다.’라는 전설이 있다. 거리제 때, 배밭골 어귀에 세우는 벅수를 양반어른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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