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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와 짐대

신안 후촌마을 돌벅수

by 햇살과 뜨락 2023. 5. 10.

신안군 지도읍 당촌리 후촌마을

 

 당촌리는 지도읍 본도에서 바다 건너 남서쪽에 자리 잡은 사옥도(沙玉島)에 있다. 본래는 여러 개의 섬이었으나 간척사업과 염전개발 등으로 연결돠어 주변의 여러 섬들과 하나의 섬이 되었다. 행정구역상 지도군 사옥면의 지역이었으나 1914년 개편에 의하여 무안군 사옥면에 편입되었다가, 1917년 지도면에 속했으며 1969년 신안군에 편입되었다. 후촌 마을에서 장도로 가는 마을 어귀, ‘장성 거리’라 부르는 곳에 2기의 벅수가 90m 간격을 두고 마주보고 있다.

  하나는 ‘할머니 장성’ 다른 하나는 ‘할아버지 장성’이라 불린다. 할머니 장성은 장성거리 근처 민가 옆에, 할아버지 장성은 마을 앞 논둑길에 서 있다. 할머니 장성은 높이 178cm, 둘레 122cm에 긴 장방형의 자연석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거친 돌의 표면을 적당히 다듬어서 눈․코․귀 등을 얕게 돋을새김 하였다. 그 밑에는 세모난 코와 一字로 다문 입이 조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할머니 장성은 무표정한 얼굴의 무뚝뚝한 인상을 준다. 할아버지 장성은 높이 200cm, 둘레 127cm의 역시 긴 장방형의 자연석에 주로 얕은 선각의 수법을 사용하였다. 두툼한 양 입술은 꼭 다문 입의 모양을 하고 있다. 턱에는 다섯 갈래의 수염이 선각되어 있고 그 밑으로 나뭇잎과 꽃을 거꾸로 한 모양의 장식이 새겨져 있다. 할아버지 장성은 전체적으로 근엄하면서도 선글라스를 쓴 할머니 장성보다는 더 인자한 느낌을 준다.

  이 2기의 장성은 1917년에 세워진 것들이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훨씬 전에는 현재의 자리에 나무 벅수가 서 있었는데, 그 후 시간이 가면서 점차 나무벅수가 썩어가는 데도 마을 사람들이 새로 벅수를 만들어 세우지 않자, 1917년 무렵 4~5년간 마을에 사망․가뭄․흉년 등의 액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한다. 주민들이 이 사건들은 벅수가 없어진 데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여 현재의 돌벅수를 세우게 된 것이다. 벅수를 세우고 나자, 마을은 평안을 되찾았고 농사도 풍년을 누렸다고 전해온다.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루에 당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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